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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월 세 차례에 걸쳐 복무 5년 안팎의 초급장교·부사관 등을 직접 만나 각종 고충을 들었다. 이들은 장관 면전에서 “전투형 강군이 되려면 간부 복지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당직 근무비와 주거 비용 등을 현실에 맞게 지원해야 한다”, “불필요한 행정은 줄여야 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국방장관이 열흘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초급 간부들과 만난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윤석열정부의 ‘병사 월급 200만원’ 정책과 맞물려 초급 간부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초급 간부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지원율이 갈수록 떨어지더니 급기야 육군이 학군장교(ROTC) 후보생을 추가 모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3월에만 모집해 왔으나 올해는 8월부터 한 달 반 동안 추가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한다. 해마다 지원자 수가 줄어 올해는 합격자 수가 사실상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ROTC는 1961년 창설 이래 올해까지 61개 기수 21만여명이 임관했다. 임관 소위, 전방 경계 담당 초급장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초급 간부의 중추이자 근간이다.

젊은이들이 초급장교 지원을 망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복무 기간이 긴 데다 대우마저 열악하기 때문이다. 병사는 1968년 의무 복무 기간이 36개월이었지만, 지금은 육군 기준 18개월이다. 현재 ROTC 의무 복무 기간은 28개월(육군 기준)로, 1968년 이후 55년간 변화가 없다. 또 병사들의 처우는 크게 개선돼 2025년까지 병장 기준 월급 150만원에 지원금은 55만원으로 오른다. 그러나 현재 육군 소위의 월급은 178만원이고, 2025년엔 184만원이 된다.

직업으로 군인을 택한 부사관 역시 비슷한 이유로 지원자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초급 간부 사기 진작이 시급하다. 전쟁은 일선 소대장과 중대장, 부사관 등 초급 간부 자질의 격차에서 승패가 갈린다. 이들의 사기가 엉망이면 최첨단 무기도 무용지물이다. 방만하게 쓰이는 세금이 매년 수십조원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다른 항목 지출을 줄이더라도 우선해서 해결해야 한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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